Res. Plant Dis > Volume 25(2); 2019 > Article
2018년 전라남도 고흥 유자나무 동해 발생에 대한 기상학적 구명

ABSTRACT

In 2018, severe diebacks have occurred on yuzu trees cultivated in Goheung, Jeonnam Province. On-farm surveys at 18 randomly selected orchards revealed the dieback incidence ranged from 7.5% to 100% with an average of 43.6%, and 56.6% of the affected yuzu trees were eventually killed. In order to find the reason for this sudden epidemic, we investigated the weather conditions that are exclusively distinct from previous years, hypothesizing that certain weather extremes might have caused the dieback epidemic on yuzu trees. Since different temperatures can cause freeze damage to plants depending on their dormancy stages, we investigated both periods when yuzu becomes hardy under deep dormancy (January-February) and when yuzu loses its cold hardiness (March-April). First, we found that daily minimum air temperatures below -10°C were recorded for 7 days in Goheung for January and February in 2018, while no occasions in 2017. In particular, there were two extreme temperature drops (-12.6°C and -11.5°C) beyond the yuzu cold hardiness limit in 2018. In addition, another occasion of two sudden temperature drops to nearly 0°C were occurred right after abnormally-warm-temperature-rises to 13°C of daily minimum air temperatures in mid-March and early April. In conclusion, we estimated that the possible damages by several extreme freeze events during the winter of 2018 could be a major cause of severe diebacks and subsequently killed the severely affected yuzu trees.

서 론

유자(Citrus junos Sieb)는 운향과(Rutaceae) 감귤속(Citrus)에 속하는 아열대성 상록과수로 우리나라 남해안지방에서 주로 재배되고 있는 전통적인 과실수이다. 유자의 재배역사는 통일신라까지 거슬러 올라갈 만큼 오랫동안 남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재배되어 왔다. 실제로 조선시대 작성된 동국여지승람에는 유자 생산지역이 전남과 경남에 걸쳐 광범위하게 형성되어 있음을 기록하기도 하였다(Song 등, 2013). 1980년대 이후로는 농가의 고소득 작목으로 부각되면서 재배면적이 급증하였지만 90년대를 정점으로 다양한 사회·경제적 요인의 변화 그리고 기후변화로 인한 기상재해나 병해충 피해의 증가 등으로 인해 재배면적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96: 5,120 ha→’18: 1,700 ha) (Choi 와 Kim, 1998; 국가통계포털, http://kosis.kr/).
국내에 보고된 유자 주요 병으로는 검은점무늬병(melanose), 수지병(gummosis), 갈색줄무늬오갈병(stem pitting), 탄저병(anthracnose), 역병(phytophthora blight) 등이 있으며 (The Korean Society of Plant Pathology, 2009), 유자에 피해를 입히는 해충으로 총 5목 21과 40종이 보고되었지만 그 중에서 귤응애와 귤굴나방의 피해가 가장 심하다(Lee 등, 1992). 이러한 병해충의 발생은 기상조건과도 긴밀한 연관이 있는데, 실제로 Kim 등(2015)은 겨울철 동해와 봄철 기상난동, 태풍 등으로 인한 유자나무의 생리적, 물리적 피해가 유자나무 수지병의 창궐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고하였으며, Choi 와 Kim (1998)은 귤응애 발생과 월동시기부터 봄철까지의 기온 사이에 밀접한 관계를 보고한 바 있다.
모든 식물은 한겨울에 접어들며 서서히 온도가 떨어지면서 저온순화(cold acclimation) 과정을 겪게 되고, 정상적인 저온순화과정을 거쳐 휴면(dormancy)에 접어들게 되면 강한 내한성(cold hardiness)을 가지게 되어 극저온에서도 생존이 가능하게 된다(Cooper, 1965; Irving과 Lanphear, 1967). 유자나무는 귤나무 속 식물들 가운데 내한성이 가장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Ikeda 등, 1980), 겨울철 최저기온이 -9°C 이하로 내려가지 않는 온난한 지역에서만 재배가 가능하다. 내한성과 관련하여 우리나라에서 보고된 바로는 유자나무가 동해(freeze damage)를 받는 기온은 성목일 때는 -10°C이고, 유목일 때는 -8°C로 알려져 있다(Kim 등, 1997; Kong, 1994; Kwack 등, 2009). 물론 일부 문헌(Trade Winds Fruit, https://www.tradewindsfruit.com/content/yuzu.htm)이나 미국 농무성(United States Department of Agriculture, USDA)의 식물내한성 기준(http://planthardiness.ars.usda.gov)에 의하면 -12.2°C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겨울철 최저온도가 -10.28°C까지 떨어진 지역에서 일부가 고사했다는 이전 연구결과를 미루어 볼 때 -10°C가 넘으면 생리적으로 상당히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Rieger 등, 2003).
겨울철 기온이 -10°C 이하가 되면 유자나무가 아무리 휴면기에 들어갔다 하더라도 동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는데, 특히 가뭄이 계속되고 차가운 북서풍이 불게 되면 탈수현상이 일어나면서 동해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따라서 유자나무 재배에 적합한 지역, 즉 재배 안전지역은 겨울철 최저기온이 -10°C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 지역이다. 결과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일반적으로 제주도까지 유자 안전생산지역으로 보고 있으며, 그보다 조금 북쪽 지역인 거제도, 통영, 완도 등과 더불어 고흥 지역은 유자 재배 가능지역으로 분류하고 있다. 또한 부산, 김해, 창원, 진주, 하동, 순천, 장흥, 영암, 목포, 신안에 이르는 지역은 유자 재배 한계지역으로 분류되고, 그보다 북쪽인 포항, 경산, 광주, 함평까지 유자나무의 북방한계선으로 보고 있다 (Kim 등, 1997; Kong, 1994).
유자나무는 생육시기에 따라서, 즉 휴면기를 지나 휴면타파기, 발아기, 개화기로 진행하면서, 동해를 입을 수 있는 한계온도가 점차 높아지게 된다. 예를 들면, 유자나무의 휴면이 타파되는 시기에는 내한성이 급격하게 떨어져 -10°C와 0°C 사이의 최저기온에서도 동해를 입을 수 있다(Manner 등, 2006). 또한 이상난동에 의해 따뜻한 기온이 계속되다가 갑자기 최저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지게 되면 동해 한계온도보다 높은 기온에서도 동해를 받을 수 있다. 따뜻한 기온으로 인해 유자나무의 탈휴면이 순간적으로 가속화되어 상대적으로 낮은 온도에 취약한 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실제 과수원에서 동해가 발생하게 되면 그 정도에 따라 유자 생산량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데, 심각한 동해가 발생하여 고사한 가지를 부분적으로 잘라 내거나 아예 나무 전체를 잘라내는 경우에는 피해를 입은 나무 개수만큼 유자 생산량이 줄게 되기 때문에 재배농가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기상재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동해가 심각하지 않을 때에는 대부분 발생여부조차 파악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 해 생산량과 동해를 연결할 수 있는 자료가 전무한 실정이다. 유자와 같은 속인 오렌지의 경우, 10-15% 정도의 동해를 입었을 지라도 적절한 관리가 뒷받침될 경우 그 해 열매를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50-60%의 동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그 해 열매를 거의 생산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Zekri 등, 2016).
2018년 고흥군 주요 고소득 과수인 유자나무에 동해로 의심되는 심각한 고사(dieback) 증상이 발생하여 유자 재배농가에 커다란 피해가 발생하였고 재배농민들의 민원의 대상이 되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유자나무 고사 증상 발생실태 조사를 수행하였고, 이상 기온 변동에 따른 동해 발생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기상학적 분석을 통해 발생원인 구명 연구를 수행하였다. 이를 위해 지난 11년간의 겨울철 최저기온 평균값과 유자나무의 내한성 한계온도를 바탕으로 유자나무의 재배 적합지를 살펴보았고, 2018년 유자나무 고사증상과 기상조건과의 연관성을 찾기 위해 2018년 1월과 2월의 월별 극최저기온을 2000-2017년 같은 시기의 월별 극최저기온, 그리고 월별 극최저기온에 대한 30년 평년값과 함께 비교했다. 마지막으로 2018년 겨울의 일별 기온변화를 바탕으로 여러 가지 가능성을 추정하기 위해 직전 해인 2017년의 것과 직접 비교하여 유자나무 고사와 동해와의 연관 가능성을 검토하였다.

재료 및 방법

유자나무 고사증상의 발생실태 조사

고흥군 주요 유자 재배지 중 고사 증상이 가장 많이 보고된 풍양면을 중심으로 고사 증상의 발생실태를 조사하였다. 고흥군 풍양면에 위치한 유자나무 과수원 중 18개 과수원을 무작위로 선택하였고, 각 과수원의 전체 유자나무 중 증상을 보인 나무의 비율을 계산하여 해당 과수원의 고사 증상 발생률을 조사하였다. 유자나무에서 발생한 피해는 크게 2가지 수준으로 나눠서 조사하였는데, 먼저 나무의 일부분에서 고사 증상이 확인된 경우에는 부분적 고사 나무(damaged trees)로 분류하였고, 나무의 몸통을 비롯해 전체에서 고사 증상이 확인된 경우에는 완전한 고사 나무(dead trees)로 분류하였다. 조사 대상 과수원 대부분에서는 2018년 발생한 피해로 고사한 나무의 일부분 또는 전체를 이미 잘라낸 경우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정확한 조사를 위해 각 과수원 농가로부터 2018년 초에 고사증상이 발생한 나무 개수를 재확인하여 해당 과수원의 고사 증상 발생률을 확정하였다.

유자나무 내한성 기반 국내 재배적합지도 작성

미국 농무성(United States Department of Agriculture, USDA)의 식물내한성 기준(http://planthardiness.ars.usda.gov)을 바탕으로 한 유자나무의 국내 재배 적합지를 조사하기 위해 2000-2010년 동안의 겨울철 극최저기온 평균값을 바탕으로 남한지역의 식물 내한성지도를 작성하였다. 이를 위해 Kim 등(2012)이 기상청의 종관기상관측망을 바탕으로 PRISM (Parameter-elevation Regressions on Independent Slopes Model) 상세화 기술을 이용해 생산한 남한지역 1 km 격자 과거기상자료를 바탕으로 2000-2010년 기간의 겨울철 극최저기온 평균값을 각 격자별로 계산하였고, 이를 QGIS 소프트웨어(버전3.2.2)를 이용해 각각의 식물내한성 기준 단계별로 지도에 표출하였다. 우리나라의 최저기온 분포를 바탕으로 미국 농무성의 식물내한성 기준 중 5a-9b까지의 단계가 적용되었다. 각 단계별 기온의 범위는 Fig. 2에 나타나 있는 범례에 표시하였다.
Fig. 1
Symptoms of different levels of dieback on damaged or killed yuzu trees in Goheung-gun in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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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2
Plant hardiness zone map based on the average annual minimum winter temperature for 2000-2010 in Korea.
RPD_25_71_fig_2.jpg

2018년 월별 및 일별 기온을 바탕으로 유자나무 동해 가능성 분석

기상조건 분석을 위해 동해 유사현상이 발생한 고흥군 풍양면에서 가장 가까운 기상청 고흥종관기상관측지점의 2018년 1월 1일부터 2018년 5월 31일까지의 일별 최저기온 자료를 기상청 기상자료개방포털 웹사이트(https://data.kma.go.kr/)에서 확보하였다. 동해 유사현상이 발생하지 않았던 2017년도 동 기간과의 비교를 위해 2017년 최저기온도 함께 확보하여 2017년과 2018년 고흥종관기상관측지점의 일별 최저기온 추세를 비교분석하였다. 또한 고흥종관기상관측지점의 1월과 2월 극최저기온에 대한 장기간 추세를 지난 30년 평년값(1981-2010년)과 비교하기 위해 2000년부터 2018년까지 1월과 2월 극최저기온값과 1981년부터 2010년까지의 30년 평년값을 기상청 기상자료개방포털 웹사이트에서 확보하여 분석하였다.

결과 및 고찰

유자나무 고사증상의 발생실태 조사

고흥군 풍양면에 위치한 18개 유자 과수원의 전체 유자나무 중 2018년 초 이후로 처음 고사증상을 보인 나무의 비율을 계산하여 각 과수원의 고사 증상 발생률을 조사하였다(Table 1). 유자나무의 부분적 고사(damaged trees)와 완전한 고사(dead trees)를 모두 포함한 고사 증상 발생률은 최저 8%에서 최고 100%에 이르기 까지 다양하게 조사되었다. 특징적으로 풍양면 한동리에 모여 있는 4개의 과수원에서는 조사된 모든 나무에서 고사 증상이 나타나 다른 지역에 비해 피해가 더욱 심하게 나타났음을 확인하였다. 이렇게 심하게 피해를 입은 대부분의 과수원에서는 고사한 나무의 일부분 또는 전체를 이미 잘라낸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아직까지 전정이 되지 않은 나무에서는 마른 가지들 사이로 부분적인 영양생장을 통해 새로 자라난 가지가 관찰되기도 하였다(Fig. 1). 고사 증상을 보인 많은 나무에서는 동해의 전형적인 증상인 엽육조직의 붕괴와 세포질의 응고현상으로 형성층 조직이 피해를 받아 갈변되다 고사되고, 남쪽 또는 서쪽의 주간부가 세로로 쪼개지는 증상, 잎 끝과 가장자리의 탈색 후 괴사하여 갈변, 잎눈과 꽃눈의 무 발아 등이 관찰되었다.
Table 1
Incidence of severe diebacks on yuzu trees in the investigated orchards in Pungyang-myeon, Goheung-gun in 2018
No. Location Number of surveyed trees Number of damaged trees (incidence rate) Number of dead trees (incidence rate)
1 Dangdu-ri 80 25 (31%) 22 (28%)
2 Bongyang-ri 1 30 13 (43%) 7 (23%)
3 Bongyang-ri 2 70 21 (30%) 18 (26%)
4 Bongyang-ri 3 98 37 (38%) 20 (20%)
5 Bongyang-ri 4 125 32 (26%) 8 (6%)
6 Bongyang-ri 5 60 10 (17%) 3 (5%)
7 Bongyang-ri 6 60 20 (33%) 11 (18%)

8 Handong-ri 1 120 9 (8%) 6 (5%)
9 Handong-ri 2 80 11 (14%) 4 (5%)
10 Handong-ri 3 70 27 (39%) 20 (29%)
11 Handong-ri 4 300 100 (33%) 80 (27%)
12 Handong-ri 5 57 16 (28%) 6 (11%)
13 Handong-ri 6 70 52 (74%) 32 (46%)
14 Handong-ri 7 46 46 (100%) 35 (76%)
15 Handong-ri 8 52 47 (90%) 17 (33%)
16 Handong-ri 9 56 56 (100%) 20 (36%)
17 Handong-ri 10 65 65 (100%) 23 (35%)
18 Handong-ri 11 72 72 (100%) 41 (57%)

Total 1,511 659 (44%) 373 (25%)
전체 조사된 유자나무 중 부분 고사와 완전 고사의 비율 또한 과수원마다 다르게 나타났다. 예를 들면, 풍양면 당두리에 위치한 과수원의 경우 총 80개 유자나무 중 25개에서 고사증상이 나타났고 그 중에서 완전 고사 나무가 24개로 피해를 입은 나무의 96%가 완전히 말라 죽을 정도로 증상의 정도가 심각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풍양면 봉양리의 한 과수원의 경우 총 125개의 유자나무 중 32개에서 고사 증상이 나타났고 그 중 25%만이 완전 고사한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한 과수원 내에서도 심겨진 위치에 따라, 또는 비슷한 위치라도 나무 별로 피해 정도가 다르게 조사되었다. 특히 북풍에 직접 노출되거나 냉기류가 직접 닿거나 침체될 것으로 예상되는 분지형 지형에 위치한 과수원의 경우 유자나무의 식재 위치나 수령과 상관없이 심각한 고사가 발생한 것을 관찰하였다. 결과적으로 조사된 유자나무의 총 고사 증상 발생률과 완전 고사 비율은 각각 44%와 25%였고, 특히 고사 증상을 보인 나무 중 57%가 완전 고사된 것으로 조사되었다. 고사증상이 일차 혹은 이차 병해 발생과 연관이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부분 고사된 나무와 함께 주변의 건강한 나무의 잎과 줄기 등을 관찰하였지만 현재까지 보고된 유자나무에 발생하는 주요 병의 특징적인 증상을 발견할 수 없었다.

유자나무 내한성 기반 국내 재배 적합지도

고흥군 풍양면에 위치한 18개 유자 과수원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 2018년 초 겨울과 봄에 걸쳐 해당 유자나무들이 동해를 입었을 가능성을 의심하였다. 미국 농무성의 식물내한성 기준에 따르면, 유자나무의 내한성은 겨울철 최저기온이 -12.2°C 이상 되는 8a 구역 이상인 지역으로 국내에서는 유자 재배 한계지역으로 간주할 수 있다. 또한 앞서 다양한 국내 사례를 바탕으로 할 때 (Kim 등, 1997; Kong, 1994; Kwack 등, 2009), 동해의 가능성이 존재하지만 여전히 경제적인 재배가 가능한 지역은 겨울철 최저기온이 -9.4°C 이상 되는 8b 지역으로 볼 수 있다.
겨울철 최저기온을 바탕으로 한 유자나무의 국내 재배 적합지를 조사하기 위해, 그리고 고흥지역이 유자를 재배하기에 얼마나 적합한 기후를 가지고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2000-2010년 동안의 겨울철 극최저기온 평균값을 바탕으로 남한지역의 식물 내한성지도를 작성하였다. 먼저 제주도의 일부지역이 유자나무 재배 안전지역의 기준을 충족하는 9a와 9b 구역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Fig. 2). 다음으로 유자나무의 내한성 한계인 8a 구역은 현재 유자 재배 한계지역으로 분류된 부산, 김해, 창원, 진주, 하동, 순천, 장흥, 영암, 목포, 신안에 이르는 남해안의 대부분 시군 지역이 포함되어 있다. 해당 지역들에서도 현재 유자가 재배되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많은 유자나 무들이 동해에 취약한 기후조건에서 재배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국가통계포털, http://kosis.kr/). 실제로 이러한 기후의 부적합성으로 인해 유자나무 자체가 상록수임에도 불구하고 겨울철에 낙엽 및 고사지가 발생하는 현상이 일부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다(Kim, 1993; Personal communications).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러한 유자 재배 한계지역에서 경제적인 수준의 재배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해당 지역에 심겨진 유자나무들의 내한성 온도와 관련된 여러 가지 가설을 가능하게 한다. 실제로 유자나무의 내한성에 대한 과거 문헌들에서는 각기 다른 한계온도를 제시하고 있는데(Ikeda 등, 1980; Kong, 1994; Kwack 등, 2009; Rieger 등, 2003). 이렇게 지역별로 문헌별로 유자나무의 내한성 혹은 재배 적합온도가 다른 이유는 크게 2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첫 번째는 내한성을 측정하는 정확한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즉, 같은 품종이라도 내한성 검정방법에 따라 혹은 조사 지역이나 시기, 조사 부위, 토양의 상태, 수목의 관리 등에 따라 내한성 결과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Layne과 Ward, 1978; Rajashekar 등, 1982). 두 번째로 식물 역시 오랜 기간, 여러 세대에 걸쳐 재배되는 동안 자연스럽게 자연선택(natural selection)에 의한 적응(adaptation)을 하기 때문에 각 지역의 기후조건에 적응한 유자나무 사이에는 내한성이 다르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Einset, 1986; Jump와 Penuelas, 2005).
본 연구의 대상지인 고흥을 포함한 거제, 통영, 완도 등은 유자나무의 재배 가능지역 기준인 영하 10°C 이상 되는 8b구역(-9.4°C에서 -6.7°C)에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Fig. 2). 결과적으로 2000-2010년 간 겨울철 평균 극최저기온을 바탕으로 한 식물내한성 분석을 통해 고흥지역에서 경제적인 유자 재배가 가능하지만 여전히 동해의 가능성이 남아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물론 동해가 발생하게 될 때 겨울철 극최저기온값만이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Proebsting 와 Mills (1972)에 따르면 동해는 낙엽 후 가을 기온에 반응하는 내한성(cold resistance) 발달 속도와 식물체가 도달할 수 있는 최대 내한성이 유지되는 기간, 휴면기가 타파될 때 내한성을 잃는 속도 등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결정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은 유자나무 동해와 관련된 생리적 현상에 대한 연구가 거의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본 연구에서는 겨울철 일별 최저기온의 관측 기록을 바탕으로 고흥지역 유자나무에 대한 동해 가능성을 분석하여 추정하였다.

2018년 겨울 기온을 바탕으로 유자나무 동해 가능성 분석

남한지역 식물내한성 지도 결과를 통해 고흥지역의 기후가 여전히 동해 위험성을 가지고 있는 8b 구역(겨울철 극최저기온 평균 -9.4°C 이상)에 속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피해 과수원 조사를 통해 2018년에 발생한 대규모 고사증상이 동해의 전형적인 증상을 보였기 때문에 추가적인 기상분석을 통해 좀 더 자세한 원인을 추정하고자 하였다. Fig. 3는 2000년부터 2018년까지 총 19년간 겨울철 1월과 2월의 월 극최저기온의 연도별 변동성을 그래프로 나타낸 것이다. 1월 극최저기온이 유자나무의 경제적 재배가능 기준인 -10°C 아래로 떨어지는 연도(2001, 2003, 2009, 2012, 2013, 2018년)가 지속적으로 발생했음을 볼 수 있으며, 특히 유자나무가 대량 고사한 2018년에는 1월 극최저기온이 -12.6°C까지 떨어졌다. 이는 지난 19년간 가장 낮은 극최저기온으로 유자나무의 재배한계기준(-12.2°C)을 넘어선 기온이다. 2018년 1월 극최저기온은 최저기온 평년값(1981년부터 2010년까지 30년간 1월 극최저기온의 평균값: -9.45°C)보다 3°C 넘게 더 떨어진 수치이고 내한성이 가장 강한 휴면 상태에서도 유자나무에 생리적인 피해가 예상되는 기상조건이다. 또한 2월의 최저기온을 보면 유자나무의 내한성 한계 아래로 최저기온이 떨어진 연도는 지난 19년간 총 2회(2012, 2018년)가 있는데, 특히 2018년에 -11.5°C로 다시 한번 19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였다.
Fig. 3
Annual variations of the monthly minimum value of daily minimum temperatures in Goheung for January and February from 2000 to 2018. Red dotted lines indicate a climatological value of the monthly minimum of daily minimum temperature during 1981-2010 as a reference for compari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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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대지방에서 자라는 대부분의 식물은 기온이 올라가기 시작하는 2-3월에 접어들게 되면 대개 휴면이 타파되면서 대사작용이 시작되고 급격히 내한성을 잃어버린다. 이 때 발생하는 급격한 기온의 하락이 식물의 내한성 한계보다 낮게 되면 유자나무를 비롯한 일부 식물에 상당한 피해를 입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사한 예로 Kim 등(2015)의 보고에 의하면 2012년의 경우 2월 중 -11°C까지 떨어지면서 유자나무에 동해와 같은 생리적 피해가 발생했고 그로 인해 생긴 기계적 상처나 생리적 저항성 저하로 인해 수지병이 대발생하기도 하였다.
다음 Fig. 4는 2018년 최저기온의 일별 변동을 나타내는데, 유자나무의 휴면기인 1-2월과 본격적으로 휴면이 타파되는 시기인 3-4월의 최저기온을 통해 유자나무 생육시기 별 동해 가능성을 분석한 결과이다. 동해 같은 기상재해 사건이 보고되지 않았던 연도와 비교하기 위해 2017년 동기간의 최저기온을 함께 비교하였다. 2018년 1월과 2월 동안 -10°C 이하로 최저기온이 하강한 일수가 7일이나 되어 해당 시기에 유자나무에 다양한 정도의 동해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았다. 반면 2017년에는 -10°C 이하로 최저기온이 하강한 날이 전혀 없었다. 3-4월의 최저기온 패턴을 통해 겨울철 휴면이 타파된 상태에서 급격한 이상기온으로 인해 추가적인 동해가 발생했는지를 살펴보았다. 2018년 3월 중순 최저기온이 12.5°C까지 올라가는 봄철 이상고온 현상 직후 2일 만에 영하 온도로 급격하게 기온이 떨어지는 현상을 볼 수 있었으며(1st shock in Fig. 4), 4월 초순에 다시 최저기온이 13°C까지 올라간 후 5일 만에 급격하게 0.1°C로 기온이 급강하는 시기 또한 관찰할 수 있었다(2nd shock in Fig. 4). 이러한 봄철 급격한 기온의 하락은 해당 생육시기의 내한성을 벗어나 식물체에 동해를 입힐 수 있음이 이미 많은 연구들을 통해 알려져 있다(Davies 와 Albrigo, 1994; Einset, 1986). 즉, 봄철 이상고온은 식물체의 급격한 탈순화(deacclimation)의 원인이 되고 이후 급격한 기온의 하락으로 식물체에 동해가 생긴다는 것이다.
Fig. 4
Daily variations of the minimum temperature during Jan-Apr in Goheung in 2018 (black line), compared to the one in 2017 (gray line). Dotted circles indicate the days with a minimum temperature below -10°C, and two incidences (1st and 2nd shocks) where possible freeze damage may happen were marked on the gra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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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 유사현상이 발생하지 않았던 2017년 겨울철 최저기온 그래프는 상대적으로 2018년 겨울의 기온변화가 크게 달랐음을 보여주는 자료이다(Fig. 4). 따라서 이러한 겨울철 기온의 급격한 변화는 유자나무의 휴면상태가 깨진 후 급격한 기온 하락에 의해 유자나무 동해의 원인이 되었으리라 쉽게 예상할 수 있다. 더구나, 조사대상 지역인 고흥군 풍양면 일대의 유자나무들은 30~40년 넘은 노목들이 많을 뿐만 아니라 최근 1-2년 사이에 유자나무의 영양 상태에 비해 과다 착과 등의 유자나무 건강에 부적합한 요인들이 결합되어 예년보다 낮은 온도에서 유자나무가 훨씬 큰 피해를 받은 것으로 추정하였다.

결 론

고흥 지역의 유자나무 고사와 기상조건의 관계를 구명하기 위해 살펴보았던 본 연구의 분석결과들을 미루어 볼 때, 2018년 겨울철에 유자나무 내한성 한계인 -10°C를 넘어선 최저기온의 급격한 하락, 이와 더불어 3월과 4월에 발생했던 이상고온 직후 급격한 기온의 하락 등이 유자나무에 생리적, 물리적 동해를 입혔을 것으로 판단된다. 동해를 입은 유자나무에는 주간부를 비롯하여 나무 하단부에 있는 굵은 가지들이 세로로 쪼개지며 수지가 흘러내리기 때문에 정상적인 대사가 일어나기 어려워 수세가 약해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렇게 동해에 의해 유자나무에 생긴 상처는 수지병균과 같은 2차 병해의 초기 감염 출입구 역할을 할 수 있다 (Kim 등, 2015). 기후온난화의 부작용으로 최근 겨울철이나 봄철 이상난동과 이상저온이 불규칙하게 나타나면서 전형적인 삼한사온이 사라지고 냉해 또는 동해와 같은 한해(cold injury)가 자주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Jeong 등, 2018). 따라서 유자 재배 가능지역에 포함되어 있는 곳이라도 냉기류가 정체되기 쉬운 구릉지나 분지, 냉기류가 흐르는 하천변은 한해를 받기 쉬우므로 유자 재배를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조사 결과한 과수원 내에서도 동해를 입은 정도에 큰 차이가 있었던 것처럼 기온 이외에 동해에 대한 감수성을 높이는 다양한 재배 조건들(유자나무의 수령, 굵기, 영양, 토양, 사면 위치 등)을 최대한 줄이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재배 관리적 측면에서는 보온력 및 방수성을 개선한 신소재 보온재를 사용하거나 스프링클러로 물을 뿌려 식물 표면온도를 높이거나 대형선풍기 등을 설치하여 냉기류의 침체를 막음으로써 한해를 예방하는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향후 수십년간 기후온난화의 결과로 발생하는 기상이변에 의한 동해나 이와 연관된 2차 병해로부터 국내 재배되는 유자나무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보다 능동적인 정책 기반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이다. 천재지변에 가까운 이러한 기상이변에 대한 대처방안을 개별 농가에서 마련하는데 한계가 있다. 동해에 저항성인 품종을 육종하거나 도입하는 등 지자체와 정부 차원에서 유자 산업을 보호하고 육성하기 위한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Grosser 등, 2000).

요 약

2018년 전남 고흥군에서 발생한 유자나무의 집단 고사가 발생했다. 이에 대한 원인 조사를 위해 고흥군 풍양면에 있는 18개 유자 과수원을 무작위로 선정하여 조사를 수행한 결과 과수원별 고사증상을 보인 나무의 비율은 평균 43.6%(7.5%-100% 피해율), 증상을 보인 나무 중 56.5%는 나무 전체가 완전 고사되는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사 증상을 보인 대부분의 유자나무에서는 동해의 전형적인 증상인 표피 안 형성층과 목부의 갈변, 잎눈과 꽃눈의 무 발아, 가지나 줄기에 쪼개짐 증상 등이 관찰되었다. 따라서 기상 조건과 유자나무의 고사 증상이 연관 되어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바탕으로 고흥지역의 과거 기상 자료를 분석하였다. 2017년 1월과 2월 고흥지역의 일평균 기온은 -10°C 이상이었으나, 2018년의 동 기간에는 -10°C 아래로 떨어진 날이 7일이나 되었다. 특히 2018년에는 1월과 2월에 유자의 내한성을 훨씬 넘어선 극최저기온(각각 -12.6°C와 -11.5°C)이 관측되었다. 또한 그해 3월 중순과 4월 초에 일 최저기온이 13°C로 상승한 이상고온 직후 급격히 기온이 0°C로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하였다. 결론적으로, 2018년 겨울철에 기록적인 극최저기온과 이상고온에 이은 급격한 기온의 저하로 인한 동해가 고흥지역에 대발생한 고사증상의 주요 원인이 되었을 것으로 추정하였다.

Conflicts of Interest

No potential conflict of interest relevant to this article was repor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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