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보리는 밀과 함께 곰팡이독소가 자주 검출되는 대표적인 곡류이다. 특히 붉은곰팡이(Fusarium graminearum 종 복합체)가 생성하는 독소 중 트리코테씬(trichothecenes) 그룹에 속하는 데옥시니발레놀(deoxynivalenol)과 니발레놀(nivalenol), 그리고 제랄레논(zearalenone) 등의 오염이 높다. 이 중 데옥시니발레놀과 제랄레논은 국내 보리와 쌀 등에 가장 많이 검출되는 독소로 보고되었다(Kim 등, 2013; Lee 등, 2022). 이들은 발생빈도와 위해성이 높아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허용기준을 설정하여 관리하는 독소들이다. 데옥시니발레놀은 주로 소화기 장애와 면역력 저하를 유발하고 제랄레논은 가축, 특히 돼지에 생식기 장애를 일으킨다. 이들 곰팡이독소는 곡류의 낟알에 존재하는 곰팡이에 의해 생성되며 특히 겉껍질에 많이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Hazel와 Patel, 2004; Wan 등, 2020).
보리는 겉껍질의 부착 정도에 따라 겉보리와 쌀보리로 크게 구분할 수 있는데 겉보리는 껍질을 제거하지 않은채 보리차나 엿기름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있어 오염된 곰팡이독소가 문제가 될 수 있다. 보리의 곰팡이독소를 저감하는 사전예방적 방법으로는 붉은곰팡이 감염 저항성 품종 재배, 감염 예방관리, 감염원 저감을 위한 화학적 또는 생물학적 약제 방제 등이 있다. 수확 후 가공 전 저감방법으로는 저장 전 오염 낟알의 물리적 선별, 도정을 통한 오염 부위 제거, 저장 중 곰팡이 증식 방지 등이 있다. 겉보리와 쌀보리 모두 도정을 통해 겉껍질이 제거되며 시판되는 대부분의 보리들이 이 과정을 거쳐 유통된다.
보리가 도정될 때 곰팡이독소의 제거 수준에 대해 Lee 등(1992)이 국산 겉보리와 쌀보리를 각각 64%와 73%로 도정했을 때 붉은곰팡이 독소의 변화를 보고하였다. 겉보리에서는 데옥시니발레놀, 니발레놀, 제랄레논이 100%, 81%, 100%, 쌀보리에서는 위의 독소가 100%, 77%, 100%가 각각 저감되었다(Lee 등, 1992). Hong 등(2014)의 연구에서는 국산 겉보리를 60%로 도정했을 때 데옥시니발레놀과 니발레놀이 84.4% 저감되었으며 제랄레논은 저감 정도가 이보다 낮았다(Hong 등, 2014). 일본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보리를 60% 도정 시 데옥시니발레놀과 니발레놀이 94.6%와 93.4%, 55% 도정 시 96.8%와 95.3%가 각각 저감되었다(Tanaka 등, 2000). 미국의 겨울보리에서는 도정방법에 따라 데옥시니발레놀의 저감 정도가 달랐는데 최대 85.1% 저감되었다(Khatibi 등, 2014). 이처럼 도정방법과 보리의 종류에 따라 곰팡이독소의 저감수준이 달라지는데 현재 우리나라에서 재배하는 품종이나 도정 비율에 대한 저감효과는 알려진 바가 없다.
이에 이 연구에서는 겉보리와 쌀보리를 대상으로 국내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비율에 의한 도정이 붉은곰팡이 독소 6종의 저감에 미치는 효과를 처음으로 구명하고 부산물인 보리겨의 곰팡이독소 집적 수준 또한 구명하였다.
재료 및 방법
보리 시료 도정.
분석에 사용한 보리는 경남지역에서 2023년 생산된 겉보리 7점, 쌀보리 4점이었다. 모든 시료는 입고 후 4°C에 냉장 보관하였다. 각 시료(150 g)는 실험용 도정기(Fuji-ara JP/VP-30T, Japan)를 사용하여 겉보리는 도정 비율 67%으로, 쌀보리는 70%로 도정하였으며 부산물인 겨(맥강)는 별도로 수집하였다. 모든 도정 산물은 독소 분석 시까지 −20°C에 보관하였다.
독소 분석.
분석 대상 독소는 데옥시니발레놀, 3-아세틸 데옥시니발레놀, 15-아세틸 데옥시니발레놀, 니발레놀, 4-아세틸 니발레놀, 제랄레논 6종이었으며 QuEChERS 법(Lehotay 등, 2005)으로 추출 및 정제 후 LC-MS법으로 동시 분석하였다. 도정 전후의 보리는 5 g, 겨는 3 g을 각각 취해 84%의 아세트니트릴 20 ml에 혼합한 후 300 rpm에서 1시간 진탕하였다. 추출액에 NaCl (0.5 g)과 MgSO4 (2 g)을 추가한 후 30초간 vortexing한 후 4°C, 3,600 rpm에서 10분간 원심분리하였다. 원심분리 후 상등액 4 ml을 취해 MgSO4 (0.15 g), C18 (0.05 g), PSA (0.05 g)을 추가한 후 30초간 vortexing하고 위와 동일하게 원심분리하였다. 원심분리 후 상등액 2 ml을 취해 질소가스로 건조시킨 후 20% 아세트니트릴 1 ml에 재용해하여 기기분석에 사용하였다. 독소 분석에 사용한 기기와 조건은 Table 1과 같다.
Table 1.
결과 및 고찰
도정에 사용한 겉보리와 쌀보리는 모두 데옥시니발레놀, 니발레놀, 제랄레논에 자연적으로 오염되어 있었으며 일부 시료에서는 이들의 아세틸 유도체도 검출되었다. 이들의 곰팡이독소 평균 오염 수준은 Table 2와 같다. 조사한 곰팡이독소 중 오염농도가 가장 높은 독소는 니발레놀로 겉보리(134.6-3,965.1 µg/kg)와 쌀보리(468.5-3,900.2 µg/kg) 모두 데옥시니발레놀(겉보리 98.1-2,197.8 µg/kg, 쌀보리 0.0-1,700.9 µg/kg)보다 높았다. 데옥시니발레놀은 겉보리의 오염농도가 평균값 기준 쌀보리보다 높았고 니발레놀은 쌀보리가 겉보리보다 높았으나 유의차는 없었다(P<0.05). 아세틸 유도체의 평균 오염수준은 겉보리에서 데옥시니발레놀의 16.4% (3-아세틸 데옥시니발레놀), 2.1% (15-아세틸 데옥시니발레놀), 니발레놀의 8.2% (4-아세틸 니발레놀)이었으며 쌀보리에서 데옥시니발레놀의 19.6% (3-아세틸 데옥시니발레놀)과 니발레놀의 4.3% (4-아세틸 니발레놀)으로 데옥시니발레놀과 니발레놀의 오염수준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었다. 제랄레논은 쌀보리(0.0-274.2 µg/kg)의 오염농도가 겉보리(4.1-169.7 µg/kg) 보다 높았으나 유의하지 않았다.
Table 2.
Sample a | Deoxynivalenol | Nivalenol | Zearalenone | ||||||||||||
---|---|---|---|---|---|---|---|---|---|---|---|---|---|---|---|
Before | After | Change (%) | Bran | Change (%) | Before | After | Change (%) | Bran | Change (%) | Before | After | Change (%) | Bran | Change (%) | |
HB1 | 673.5±24.5 | 90.5±3.8 | -86.6 | 3,499.6±306.5 | 419.6 | 3,965.1±165.8 | 424.5±17.8 | -89.3 | 12,365.8±1,395.2 | 211.9 | 12.2±9.7 | 0.0 | -100.0 | 55.2±31.4 | 354.3 |
HB2 | 689.7±51.6 | 91.9±12.8 | -86.7 | 2,264.5±130.1 | 228.3 | 2,356.8±72.1 | 394.9±13.1 | -83.2 | 9,016.3±299.4 | 282.6 | 20.4±2.0 | 0.0 | -100.0 | 36.3±21.1 | 77.7 |
HB3 | 1,288.7±69.2 | 86.7±5.0 | -93.3 | 5,588.3±603.1 | 333.6 | 1,455.8±88.5 | 124.1±22.3 | -91.5 | 4,601.0±312.8 | 216.0 | 53.0±17.7 | 11.5±3.7 | -78.3 | 98.9±38.2 | 86.6 |
HB4 | 1,157.0±106.0 | 104.5±7.8 | -91.0 | 4,412.4±969.9 | 281.3 | 1,387.3±46.2 | 202.5±8.2 | -85.4 | 5,402.7±162.3 | 289.4 | 90.6±13.3 | 14.0±0.8 | -84.5 | 201.3±63.8 | 122.2 |
HB5 | 98.1±14.6 | 0.0 | -100.0 | 239.1±33.2 | 143.8 | 134.6±11.6 | 14.7±2.4 | -89.1 | 355.2±14.4 | 163.8 | 4.1±0.4 | 0.0 | -100.0 | 9.3±1.8 | 128.8 |
HB6 | 1,554.7±106.0 | 151.9±7.6 | -90.2 | 11,140.2±579.4 | 616.5 | 1,219.1±20.7 | 154.6±8.6 | -87.3 | 5,176.3±348.9 | 324.6 | 105.1±35.1 | 7.2±2.0 | -93.2 | 478.3±284.2 | 354.9 |
HB7 | 2,197.8±268.8 | 246.4±5.8 | -88.8 | 12,586.7±1,688.4 | 472.7 | 2,504.1±90.2 | 306.9±12.9 | -87.7 | 9,432.5±605.6 | 276.7 | 169.7±37.9 | 6.1±1.0 | -96.4 | 267.4±136.4 | 57.6 |
Avg (HB) | 1,094.2±633.0 | 110.3±69.4 | -90.9 | 5,675.8±4,228.4 | 356.6 | 1,860.4±1,125.5 | 231.7±138.8 | 8-87.7 | 6,621.4±3655.8 | 252.1 | 65.0±55.9 | 5.5±5.4 | -93.2 | 163.8±154.5 | 168.9 |
NB1 | 0.0 | 0.0 | 0.0 | 224.9±126.2 | - | 0.0 | 0.0 | 0.0 | 86.4±7.2 | - | 0.0 | 0.0 | 0.0 | 9.5±7.6 | - |
NB2 | 181.8±0.5 | 0.0 | -100.0 | 675.6±185.1 | 271.7 | 468.5±16.3 | 68.3±9.8 | -85.4 | 1,744.3±91.7 | 272.3 | 45.9±34.7 | 4.3±1.5 | -90.6 | 136.6±129.4 | 197.5 |
NB3 | 576.0±34.6 | 95.0±6.4 | -83.5 | 2,629.6±82.0 | 356.5 | 1,490.5±141.5 | 354.2±32.0 | -76.2 | 5,128.3±199.1 | 244.1 | 23.4±9.8 | 16.0±4.3 | -31.7 | 320.0±81.8 | 1,267.9 |
NB4 | 1,700.9±146.0 | 299.2±7.2 | -82.4 | 8,208.8±482.3 | 382.6 | 3,900.2±205.3 | 824.0±38.9 | -78.9 | 11,679.2±768.7 | 199.5 | 274.2±59.0 | 32.6±5.9 | -88.1 | 814.7±412.8 | 197.2 |
Avg (NB) | 819.6±643.7 | 131.4±122.2 | -88.6 | 2,934.7±3176.3 | 336.9 | 1,953.0±1,438.7 | 415.5±324.3 | 3-80.2 | 4,659.6±4,441.5 | 238.6 | 114.5±113.3 | 17.6±12.6 | -70.1 | 320.2±306.1 | 554.2 |
겉보리는 67%로 도정한 결과 데옥시니발레놀은 평균 91% (86-100%), 니발레놀은 88% (83-92%), 제랄레논은 93% (78-100%)의 저감효과를 보였다(Table 2). 쌀보리는 70%로 도정하였을 때 동일한 독소에 대해 89% (82-100%), 80% (76-85%), 70% (32-91%)의 저감효과를 각각 나타내었다. 이 결과는 도정에 의한 저감효과가 데옥시니발레놀이 가장 높고 니발레놀은 데옥시니발레놀과 유사하거나 낮지만 균일한 반면 제랄레논은 보리의 종류와 시료에 따라 상대적으로 차이가 높음을 보여준다. 식품에 허용기준이 설정된 데옥시니발레놀과 제랄레논의 경우 기준값(데옥시니발레놀 1,000 µg/kg, 제랄레논 100 µg/kg)을 초과했던 겉보리 4점과 쌀보리 1점은 도정 후에 모두 허용기준 이하로 크게 감소하였다. 한편 겉보리와 쌀보리 중 데옥시니발레놀과 니발레놀의 아세틸 유도체에 오염된 시료(20.0-179.2 µg/kg)는 겉보리와 쌀보리 모두 도정을 통해 100% 제거되었다(Table 3). 이는 이들 유도체들이 주로 낟알의 겉껍질 부분에 분포했음을 나타낸다.
Table 3.
Sample a | 3-Acetyl deoxynivalenol | 15-Acetyl deoxynivalenol | 4-Acetyl nivalenol | ||||||||||||
---|---|---|---|---|---|---|---|---|---|---|---|---|---|---|---|
Before | After | Change (%) | Bran | Change (%) | Before | After | Change (%) | Bran | Change (%) | Before | After | Change (%) | Bran | Chang (%) | |
HB1 | 145.1±10.1 | 0.0 | 100.00 | 682.7±98.5 | 370.5 | 0.0 | 0.0 | 0.0 | 0.0 | 0.0 | 129.8±8.4 | 0.0 | 100.0 | 520.6±78.7 | 301.0 |
HB2 | 94.4±6.9 | 0.0 | 100.00 | 200.3±13.5 | 112.2 | 0.0 | 0.0 | 0.0 | 0.0 | 0.0 | 0.0 | 0.0 | 0.0 | 0.0 | 0.0 |
HB3 | 248.2±17.7 | 0.0 | 100.00 | 866.1±62.4 | 248.9 | 4.0±3.6 | 0.0 | 100.0 | 65.5±26.0 | 1,535.8 | 280.8±28.8 | 0.0 | 100.0 | 702.0±161.7 | 150.0 |
HB4 | 161.1±16.2 | 0.0 | 100.00 | 530.6±62.4 | 229.5 | 2.3±2.5 | 0.0 | 100.0 | 18.8±2.9 | 700.9 | 47.3±13.3 | 0.0 | 100.0 | 223.9±65.9 | 372.9 |
HB5 | 0.0 | 0.0 | 000.00 | 0.0 | 0.0 | 0.0 | 0.0 | 0.0 | 0.0 | 0.0 | 0.0 | 0.0 | 0.0 | 0.0 | 0.0 |
HB6 | 197.9±6.8 | 0.0 | 100.00 | 1,142.1±35.7 | 477.1 | 40.1±1.6 | 0.0 | 100.0 | 24.2±12.1 | 39.6 | 0.0 | 0.0 | 0.0 | 554.7±137.3 | - |
HB7 | 228.5±27.3 | 0.0 | 100.00 | 1,263.9±193.2 | 453.1 | 45.7±2.9 | 0.0 | 100.0 | 0.0 | 0.0 | 0.0 | 0.0 | 0.0 | 0.0 | 0.0 |
Avg (HB) | 179.2±52.0 | 0.0 | 100.09 | 780.9±360.6 | 315.2 | 23.0±20.0 | 0.0 | 100.0 | 27.1±23.9 | 524.3 | 152.7±96.7 | 0.0 | 100.0 | 500.3±39.8 | 274.6 |
NB1 | 0.0 | 0.0 | 000.00 | 0.0 | 0.0 | 0.0 | 0.0 | 0.0 | 0.0 | 0.0 | 0.0 | 0.0 | 0.0 | 0.0 | 0.0 |
NB2 | 81.3±4.8 | 0.0 | 100.00 | 148.1±22.8 | 82.1 | 0.0 | 0.0 | 0.0 | 0.0 | 0.0 | 0.0 | 0.0 | 0.0 | 0.0 | 0.0 |
NB3 | 179.9±22.3 | 0.0 | 100.00 | 238.4±19.7 | 32.6 | 0.0 | 0.0 | 0.0 | 0.0 | 0.0 | 0.0 | 0.0 | 0.0 | 0.0 | 0.0 |
NB4 | 220.4±10.5 | 0.0 | 100.00 | 517.1±45.2 | 134.6 | 0.0 | 0.0 | 0.0 | 28.9±14.9 | 83.1±5.2 | 0.0 | 100.0 | 0.0 | 0.0 | |
Avg (NB) | 160.5±58.4 | 0.0 | 100.00 | 301.2±188.4 | 83.1 | 0.0 | 0.0 | 0.0 | 28.9±14.9 | 83.1±5.2 | 0.0 | 100.0 | 0.0 | 0.0 |
이전의 보고에 따르면 보리에서 데옥시니발레놀의 저감효과는 40-52% (Trenholm 등, 1991), 84% (Hong 등, 2014), 37-85% (Khatibi 등, 2014), 95-97% (Tanaka 등, 2000), 100% (Lee 등, 1992)로 다양하였다. 이러한 차이는 도정의 효율이 도정 비율과 곡물의 조합, 도정기, 품종에 의해 결정되며 낟알에서 곰팡이의 침투(감염) 정도에 영향을 받는다는 이전의 보고와 부합한다(Karlovsky 등, 2016; Milani와 Maleki, 2014; Wan 등, 2020; Zheng 등, 2014). 이 중 저감효과가 높은 경우는 도정에 사용한 보리의 오염 수준이 1 ppm 이하로 낮아 농도가 낮을수록 저감효과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Ryu 등, 2002). 이 연구에서 사용한 도정 비율(쌀보리 70%, 겉보리 67%)에서 곰팡이독소의 저감비율은 겉보리가 높았고 도정한 낟알에 잔류한 곰팡이독소의 오염수준은 평균값 기준 쌀보리가 높아 도정에 의한 곰팡이독소 저감효과는 쌀보리보다 겉보리가 높았다. 또한 데옥시니발레놀의 저감효과가 니발레놀보다 높거나 유사한 것은 기존의 결과와 일치하였다(Hong 등, 2014; Lee 등, 1992; Tanaka 등, 2000). 데옥시니발레놀과 니발레놀은 겉보리와 쌀보리에서 유사한 비율로 제거되는데 비해 제랄레논은 보리의 종류에 따라 그 비율에 차이가 있었다. Schwake-Anduschus 등(2015)은 데옥시니발레놀은 낟알에 고르게 분포하는데 반해 제랄레논은 섬유질 성분이 많은 부분에 집중한다고 보고하였다(Schwake-Anduschus 등, 2015). 이는 제랄레논의 도정에 따른 제거 비율의 차이를 일부 설명해준다. 밀에서도 제랄레논은 데옥시니발레놀이나 니발레놀과 저감효과가 다르다고 보고되었다(Zheng 등, 2014).
오염된 낟알에 분포하던 곰팡이독소는 도정을 통해 제거된 겨로 집적되었다. 겉보리 겨의 데옥시니발레놀 농도는 평균 5,675.8 µg/kg으로 도정 전 겉보리에 비해 5.2배(356.6%) 증가하였으며 니발레놀은 평균 6,621.4 µg/kg으로 3.6배(252.1%) 증가, 제랄레논은 평균 163.8 µg/kg로 2.5배(168.9%) 증가하였다(Table 2). 쌀보리 겨의 경우 평균 농도와 증가비율이 데옥시니발레놀 2,934.7 µg/kg, 3.6배(336.9%), 니발레놀 6,183.9 µg/kg, 2.4배(238.6%), 제랄레논 320.2 µg/kg, 2.8배(554.2%) 이었다. 흥미롭게도 도정 전 낟알에서 곰팡이독소가 검출되지 않은 쌀보리 시료(시료 NB1) (Table 2)의 겨에서도 3종의 독소가 모두 검출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보리에서 겨의 곰팡이독소 집적효과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이상의 결과는 겉보리와 쌀보리 모두 붉은곰팡이 독소에 오염되었을 때 통상적 도정 비율인 67%와 70%의 도정이 독소를 최소 70% 이상 제거하는 데 효과적이지만 겨에서는 원곡보다 200% 이상 증가시킴을 나타낸다. 도정의 결과 곰팡이독소가 겨에 집적되는 수준은 보리의 경우 2.3-4.2배, 밀은 2.3-3.4배로 보고되어 이 연구의 결과와 유사하였다(Lee 등, 1992; Ryu 등, 2002; Tanaka 등, 1986, 2000). 겨의 집적 농도는 겉보리의 경우 데옥시니발레놀 143-617%, 니발레놀 164-325%, 제랄레논 58-355%이고, 쌀보리의 경우 겉보리와 유사하거나 예외적으로 매우 높은 경우(제랄레논 1,268%)도 관찰되었는데 이러한 높은 집적도는 오염농도를 동반 증가시켰다. 겨 시료 중 데옥시니발레놀의 최고 농도는 겉보리 12,587 µg/kg, 쌀보리 8,209 µg/kg, 니발레놀은 겉보리 12,365 µg/kg, 쌀보리 11,679 µg/kg, 제랄레논은 겉보리 478 µg/kg, 쌀보리 815 µg/kg이었다(Table 2). 이러한 오염수준은 배합사료의 데옥시니발레놀(900-5,000 ppb)과 제랄레논(100-1,000 ppb) 관리수준(사료 등의 기준 및 규격, 농림축산식품부고시 제2023-69호)을 대부분 초과하는 농도이다. 따라서 보리겨를 가축에 급여할 경우 사전 오염농도 분석을 통해 관리수준 이하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안전성 확보 측면에서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사람에게 식품 외로 활용할 경우에는 현재 기준이 없으므로 인체 유해성 평가가 선행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