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혹 선충(
Meloidogyne spp.)은 참외, 수박, 고추, 토마토, 오이 등 다양한 작물에 심각한 피해를 주는 주요 토양병원성 선충으로 심각한 경제적 손실을 야기하고 있으며(
Kiewnick,과 Sikora, 2006;
Sahebani와 Hadavi, 2008), 국내에서는
M. arenaria, M. incognita, M. hapla, M. javanica, M. hispanica, M. cruciani 등 6종이 주로 병을 발생시키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Cho 등, 2000). 뿌리혹 선충의 2령 유충(juvenile stage II)은 구침을 이용하여 식물의 세포안으로 침입하여 식물 뿌리 생장점 부근을 다핵화시키고, 비대해진 세포(giant cell)을 통해 영양분을 얻으며 기주식물 뿌리내부에서 발달하게 되며(
Abad 등, 2008), 성체 암컷은 수정 후 난낭(egg sac)에 알을 낳고, 알은 다시 토양으로 방출되어 다시 2령 유충이 새로운 기주를 침입하게 된다(
Hashem과 Abo-Elyousr, 2011). 이러한 과정에서 기주 식물은 뿌리의 영양분 흡수와 물의 이동이 제한되기 때문에 생육이 저하되고 시들거나 고사하게 된다(
Lee 등, 2013). 뿌리혹 선충에 의한 피해를 감소시키기 위해 대부분 화학적 살선충제를 사용하고 있지만, 권장하는 사용량 이상의 오남용에 의해 환경에 예상치 못한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으며, 특히 최근에
Meloidogyne spp.는 일부 화학적 살선충제에 대한 약제저항성이 있다는 보고가 발표되었다(
Ramalakshmi 등, 2020). 이에 대한 대안으로 뿌리혹 선충에 의한 피해를 환경에 유해하지 않으면서 지속가능하게 줄이는 방안이 다양하게 제시되고 있으며, 이 중 유용한 미생물을 활용한 생물적 방제 방안도 제시되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뿌리혹 선충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신규 유용미생물 유래 소재를 발굴하기 위해 국내 작물 재배 토양에서 근권미생물을 분리하여, 미생물 추출물에 의한 뿌리혹 선충의 알 부화율과 유충의 억제 효과를검 정하였다.
뿌리혹 선충의 접종원 준비를 위해 상토(부농)와 모래를 6:4 (v/v)로 혼합한 뒤 토마토(
Solanum lycopersicum cv. Seokwang; Seminis Korea Inc., Seoul, Korea) 종자를 파종하여 25±4oC, 16시간 광, 8시간 암조건인 생장실에서 4주간 재배하였고, 뿌리혹 선충(10,000 eggs/plant)을 접종한 5‒7주 후 혹이 형성된 뿌리를 접종원 준비에 사용하였다. 감염된 토마토 뿌리는 흐르는 물에 씻어 흙을 제거한 뒤 1 cm 크기로 잘라 0.5 M sodium hypochlorite 용액을 넣고 믹서기로 2분 동안 갈아주었다. 분쇄한 뿌리를 0.63, 0.45, 0.25 μm 체에 순차적으로 걸러 알을 분리하였고(
Hussey와 Barker, 1973), 분리한 알은 상온(25oC), 암조건에서 유충으로 부화시켜 사용하였다. 유용한 세균을 분리하기 위해 제주, 철원, 강릉 지역에서 각각 토마토, 배추, 부추의 근권 토양을 채취하여 10 mM magnesium sulfate으로 토양 현탁액을 만든 후, 희석하여 한천배지(tryptic soy agar, BD Difco, Franklin Lakes, NJ, USA) 배지에 평판 도말하여 형태적 차이가 있는 180 균주를 분리하였고, 사용 전까지 ‒80oC에서 보관하였다(
Kim 등, 2019). 분리한 180 균주는 액체배지(Luria-Bertani broth, BD Difco)배지에서 3일간 배양(28oC, 150 rpm)한 후
Jang 등(2015)의 방법에 따라 메탄올 추출물을 준비한 후 0.45 μm 필터로 여과하여 멸균 증류수로 희석(1/10배)한 후 뿌리혹 선충의 알 부화율 억제 평가에 사용하였다. 뿌리혹 선충의 알 부화율 억제를 평가하기 위해 희석한 세균 추출물과 선충알을 혼합(1:1, v/v)하여 최종 1,500 eggs/ml로 맞춘 후 3일 동안 현미경으로 알 부화율을 관찰하였다. 유충의 억제 효과는 미생물 추출물과 유충을 혼합하여 최종 80 juveniles/ml로 맞춘 후 2일 동안 현미경으로 관찰하여 죽은 선충의 수/(죽은 선충의 수+살아있는 선충의 수)×100으로 계산하였다(
Xiang 등, 2017). 뿌리혹 선충의 알 부화율과 유충을 모두 억제하는 세균을 선발하여 16S rRNA를 이용하여 동정하였고(
Kim 등, 2019), MEGA X program (version 10.2.2)을 사용하여 neighbor-joining method로 계통수를 나타냈다. 미생물 배양액의 유기용매 분회에 따른 살선충 활성 검정을 위해, tryptic soy broth (Difco, Detroit, MI, USA) 배지에서 3일간 배양(28oC, 150 rpm)한 후 6,000 rpm에서 20분간 원심분리하여 상등액을 여과(0.45 μm)하고, 동량의 유기용매
n-hexane, dichloromethane,
n-butanol, ethyl acetate로 순차적으로 추출한 후 감압 농축하였다(Kwak 등, 2015). 각각의 추출물은 최종 농도(final concentration: 0, 1, 10, 25, 50, 100, 250, 500 μg/ml)에 대하여 알 부화율과 유충에 대해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지 검정하였다. 효과가 있는 추출물에 대하여 뿌리혹 선충에 의한 병 억제 효과를 보기 위해 기내에서 식물 유묘 검정을 실시하였다. 오이(
Cucumis sativus L. cv. Joeun Baekdadaki; Farm Hannong Co. Ltd., Seoul, Korea)를 50 ml-conical tube (1 seed/tube, 상토 30 ml)에 파종한 후 식물생장상에서 3주간 재배(28±2oC, 16 hr light/8 hr dark)하고, 뿌리혹 선충의 알(500 eggs/tube)를 접종한 30분 후 부화율 억제에 효과가 있었던 미 생물 추출물(100 μg/ml)을 1 ml씩 처리하였다. 3주 후 오이 뿌 리에 있는 흙을 제거한 후 erioglaucine disodium 용액(0.1 μg/ml)에 30분간 침지하여 염색된 난낭수를 조사하였다(Ferris 등, 2012).
국내 근권토양에서 분리한 180 균주 중 뿌리혹 선충의 알 부화율을 억제시키는 34 균주를 예비실험을 통해 1차적으로 선발하였고(자료 미제시), 균주의 추출물이 뿌리혹 선충의 알 부화율 억제와 유충의 살선충 효과가 있는지 현미경 관찰로 검정하였다. 그 결과, 34 균주 중 10 균주(HS16, GLC02, MNH06, MNH28, JC05, JC36, JC49, CT2, CT8, CT16)가 뿌리혹 선충의 알 부화율을 유의하게 억제하였으며, 8 균주(JC05, JC15, JC69, JC72, CT1, CT16, CT21, CT31)는 유충에 대해 살선충 효과가 있었다(
Fig. 1). 이 중 뿌리혹 선충의 알 부화율과 유충에 대한 억제 효과가 모두 있는 JC05와 CT16균주의 경우, 알 부화율이 대조구 처리에서 62.3±3.6%일 때, JC05는 41.1±9.3%, CT16은 37±5.4%로 알 부화율을 효과적으로 감소시켰으며, 유충 억제율은 JC05는 89.2±4.7%, CT16은 81.2±3.5%로 대조구(46.4±4.5%)보다 유의하게 억제하였다(
Fig. 1). 이 두 균주를 동정한 결과, JC05는
Neobacillus drentensis LMG21831와 99.2%, N. cucumis AP-6와 99.1%의 상동성을 보였고, CT16은
Bacillus safensis subsp.
osmophilus BC09와 99.0%,
B. altitudinis 41KF2b와 98.9%의 상동성을 보였다. 이에 따라 JC05는
Neobacillus sp., CT16은
Bacillus sp.로 동정하였다(
Fig. 2). 다양한 세균 중
Bacillus, Pseudomonas, Streptomyces, Clostridium, Serratia속에 속하는 세균이 선충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보고되었으며(
Siddiqui와 Mahmood, 1999),
Bacillus의 경우 생성하는 큐티클을 분해하는 단백질 분해효소(cuticle-degrading proteases)가 토양에서 선충 개체군 밀도를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Lian 등, 2007). 또한,
Park 등(2012)은
B. subtilis C-9가 선충의 표피성분인 collagen을 분해하는 collagenase와 알집의 주성분인 gelatin을 분해하는 gelatinase를 생성하여 살선충 효과가 있음을 규명하였으며,
B. subtilis C-9와 선충 포식성이 뛰어난 곰팡이
Arthrobotrys thaumasia Nema-1, 살선충 활성이 있는 계피추출물 제제를 혼용 처리하면 무처리 대비 난낭수가 84% 이상 감소하였다고 보고하였다.
Neobacillus sp. JC05와
Bacillus sp. CT16 용매 추출물의 효과를 현미경으로 검정한 결과,
Neobacillus sp. JC05의
n-butanol 추출물은 대조구와 비교하여 25 μg/ml 이상의 농도에서 효과적으로 알 부화율을 억제하였으며, y=‒11.36x+80.05 농도가 증가할수록 부화율은 감소하여 500 μg/ml에서는 알 부화율이 42.5±0.7%로 현저히 감소하였다(
Fig. 3).
Bacillus sp. CT16은
n-hexane과
n-butanol로 추출할 경우 각각 25 μg/ml 또는 10 μg/ml 이상의 농도에서 대조구와 비교하여 알 부화율 억제 효과가 있었다. 알 부화율은
n-hexane 추출물 25 μg/ml에서 66.1±2.4%이었고 500 μg/ml에서 49.4±2.1%로 순차적으로 감소하였고,
n-butanol 추출물의 경우 알 부화율이 10 μg/ml에서는 70.5±2.7%, 25 μg/ml은 68.8±2.9%, 50 μg/ml은 60.0± 3.1%, 100 μg/ml은 46.8±2.4%, 250 μg/ml은 34.8±2.1%, 500 μg/ml은 29.8±1.4%로 농도가 증가할수록 부화율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Fig. 3). 이와 유사하게
Jamal 등(2017)은
B. amyloliquefaciens Y1의 배양액을
n-butanol을 이용하여 추출물을 얻었으며
n-butanol 추출물의 농도가 높을수록 유충의 부화가 억제되며 살선충 효과가 증가하였다고 보고하였고, 이로부터 살선충 항생물질 cyclo(D-Pro-I-Leu)을 분리하였다. 한편 뿌리혹 선충의 알 부화를 억제하는
Neobacillus sp. JC05와
Bacillus sp. CT16의
n-butanol 또는
n-hexane 추출물의 농도에서는 유충 억제 효과는 유의하게 관찰되지 않았다(자료 미제시). 이로 보아 선발한 세균의 추출물 중 알 부화율 억제에 효과를 갖는 미생물 유래 물질과 유충 억제 활성을 갖는 물질이 서로 다를 것이라 예상된다. 유기용매에 추출되는 알부화억제에 효과를 가지는 물질은 미생물이 생산하는 항생물질일 수 있고, 유기용매에 추출되지 않거나 추출공정에서 활성이 사라지는 유충억제활성물질은 미생물이 분비하는 분해효소(chitinases, proteases, gelatinases, collagenases 등)일 수 있다(
Jamal 등, 2017;
Park 등, 2012). 선발한 두 세균의 배양액 추출물이 식물에서도 뿌리혹 선충 억제 효과가 있는지 오이 유묘검정을 통해 검정한 결과, 오이 뿌리에 생성된 난낭의 수는 대조구에서 식물당 평균 8.6±3.2개일 때,
Neobacillus sp. JC05의
n-butanol 추출물을 처리할 경우 식물당 4.9±1.6개로 감소하였으며,
Bacillus sp. CT16의
n-hexane 추출물을 처리하면 난낭의 수는 7.7±3.5 개로 대조구와 차이가 없었으나
n-butanol 추출물에서는 6.4±1.9개로 감소하였다(
Fig. 4). 따라서, 공통적으로 선발한 두 균주의
n-butanol 100 μg/ml 이상을 처리할 경우, 오이 유묘 뿌리에서 뿌리혹 선충의 난낭 형성이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