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rresponding author 김치의 주원료인 배추는 중요한 채소 작물 중 하나로 우리나라전역에서 재배되고 있으며 국내 재배면적은 31,143 ha에 달한다(Ministry of Agriculture, Food and Rural Affairs, 2019). 이중 고랭지배추 재배면적은 4,980 ha로 대부분의 고랭지배추가강원도 지역에서 재배(4,497 ha)되고 있다(Korean Statistical Information Service, 2019). 고랭지배추는 2011년부터 현재까지 씨스트선충(Heterodera spp.)에 의한 피해로 안전 수급에 차질을 빚고 있으며(Kim 등, 2015), 고랭지배추 가해 씨스트선충으로는 사탕무씨스트선충(H. schachtii)과 클로버씨스트선충(H. trifolii)이 알려져 있다(Kwon 등, 2018; Mwamula 등, 2018). 씨스트선충에 의해 피해를 받은 배추는 정상 배추에 비해 생체중이 감소하는 등 생육이 불량하여 상품 가치가 하락하게 된다(Lee 등, 2018). 씨스트선충 피해는 화학적 살선충제, 천연물 등을 이용하면 감소시킬 수 있고(Kim 등, 2017, 2019; Lee 등 2018), 녹비작물을 재배하여도 선충 피해를 감소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Wang 등, 2002). 식물기생선충 밀도 감소 효과가있는 녹비작물로는 메리골드(Tagetes erecta), 크로탈라리아(Crotalaria juncea), 수단그라스(Sorghum bicolor), 백겨자(white mustard, Sinapis alba), 기름무(oilseed radish, Raphanus sativus) 등이 있다(Kim 등, 2014; Kruger 등, 2013; Parveen 등, 2013; Wang 등, 2002). 이 중에서 백겨자, 기름무와 같은 배추과 작물은 생물훈증작용(biofumigation)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글루코시노레이트(glucosinolate)라는 물질을 함유하고 있어서 선충의 친환경적인 방제 연구에 많이 이용되고 있는 녹비작물이다(Kruger 등, 2013; Smith 등, 2004). 따라서, 본 연구는 해외에서 국내로 수입이 가능한 배추과 녹비작물 기름무 6품종과 백겨자 4품종을 재배하였을 때 배추를 가해하는 클로버씨스트선충에 대한 밀도 감소 효과를 알아보고자 수행하였다.
시험포장 구획.
시험포장은 강원도 정선군 임계면 용산리에 위치한 클로버씨스트선충 단독 감염포장으로 선정하였다(data not shown). 시험포장은 경사도를 고려하여 1개 처리구를 3 m×22 m 면적으로 하여 11개 처리구(녹비 2종 10품종, 무처리)로 구획하였다. 씨스트선충의 초기 감염 밀도 조사를 위해 각 처리구별 10개 지점에서 1,000 cm3 토양을 채취하여 혼합하였으며, 각 처리구별로 2개의 토양 시료를 채취하였다.
녹비작물 처리 및 토양시료 채취.
시험에 사용한 녹비작물은 기름무 6품종(Adios, Anaconda, Bokito, Doublet, Final, Terranova)과 백겨자 4품종(Braco, Attack, Architect, Vitaro)이다. 2015년 5월 20일, 녹비작물 종자를 각 처리구에 10 a당 3 kg씩 산파하고 갈퀴를 이용하여 종자를 복토하였다. 파종 70일 후인 2015년 7월 30일, 재배한 녹비작물을 트랙터를 이용하여 토양에 갈아엎었다. 녹비작물 토양 환원 후 20일 정도 경과한 2015년 8월 20일, 녹비작물 처리에 따른 선충 알 밀도변동 조사를 위해 각 처리구별 10개 지점에서 1,000 cm3 토양을 채취하여 혼합하였으며, 각 처리구별로 2개의 토양 시료를 채취하였다. 시료 채취 후에는 각 처리구별로 ‘추광’ 품종 배추묘를 정식하여 재배하였다. 배추 정식 50일경인 2015년 10월 8일에 각 처리구별 10개 지점에서 총 1,000 cm3 토양을 채취하여 혼합하였고, 각 처리구별로 2개의 토양 시료를 채취하여 씨스트선충의 밀도를 조사하였다.
선충 밀도 조사.
앞서 채취한 토양을 골고루 섞어 300 cm3를 정량하였고, 수돗물을 이용하여 토양현탁액을 만든 다음 20 mesh와 60 mesh 체에 차례로 걸렀다. 60 mesh 체 위에 남은 찌꺼기는 watch glass에 담아 실체현미경(MZ12, Leica, Wetzlar, Germany) 아래서 씨스트(cyst) 또는 흰색과 노란색의 암컷을 골라냈다. 골라낸 씨스트는 계수한 다음 microhomog-enizer를 이용하여 껍질을 터뜨려 내부에 들어있던 알 수를 실체현미경을 이용하여 계수하였고, 흰색과 노란색 암컷은 계수만 하였다. 각 처리구별 채취한 토양 시료로부터 분리된 씨스트선충 알 밀도는 3반복 2회 조사하였고, 암컷 증식수는 2회 조사하였다.
배추 생육 조사.
배추 정식 70일 후인 2015년 10월 30일에 각 처리구별 배추 생육 조사를 위해 무게를 측정하였다. 일반적으로 고랭지배추는 출하 시 3포기를 한 망에 넣어 상품화한다. 따라서 하나의 처리구 내에서 배추 3포기 무작위로 선발한 다음 같은 수확용 망에 넣어 1개의 측정용 시료를 만들었고, 각 처리구별로 총 5개의 측정용 시료를 만들어 시료별 무게를 측정하였다.
통계 분석.
씨스트선충 알 밀도 변동에 따른 증식률(repro-duction rate)과 배추 생체중(fresh weight)의 통계 분석은 R 통계 패키지(https://www.r-project.org)를 이용하여 일원배치 분산분석(one-way ANOVA)을 수행하였고, 사후검정은 Duncan’ s multiple range test (P<0.05)를 이용하였다. 모든 데이터는 평균과 표준편차로 나타냈다.
녹비작물 처리에 따른 선충 증식률 및 배추 생체중 비교.
배추과 녹비작물의 처리에 따른 클로버씨스트선충 증식률과 배추 생체중을 비교한 결과는 Table 1, Fig. 1과 같다. 평균 알 증식률(reproduction rate)은 기름무 Anaconda 품종에서 0.02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름무 Adios, Dou-blet, Final과 Bokito 총 4품종의 평균 알 증식률도 각각 0.04, 0.04, 0.05, 0.07로 나타났으며, Anaconda와 비교 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Terranova를 포함한 모든 기름무 품종은 무처리(control)와 비교 시 평균 알 증식률이모두 감소하였으며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나타냈다.백겨자 중에서는 Attack과 Vitaro 품종 처리 시 클로버씨스트선충 평균 알 증식률이 각각 0.12, 0.12로 가장 낮았으며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반면, Braco와 Architect품종은 무처리와 비슷한 평균 알 증식률을 나타냈고 통계적으로도 유의성이 없었다. 각 녹비작물 종류에 따른 평균 암컷 증식수는 기름무 Adios, Anaconda, Bokito 3품종이 토양300 cm3당 10마리 이하로 낮게 나타나 평균 알 증식률과 함께 클로버씨스트선충 방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기름무 Doublet, Final, Terranva 3품종과 백겨자 Braco, Architect, Attack, Vitaro 4품종의 클로버씨스트선충 평균 암컷 증식수는 토양 300 cm3당 12마리 이상으로 나타나 무처리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배추 3포기당 생체중은 기름무Bokito와 Doublet 품종을 제외한 8종의 녹비작물 모두 무처리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Smith 등(2004)의 연구에서도 기름무 Colonel 품종을 재배하면 사탕무씨스트선충(H. schachtii) 알과 유충 밀도를 감소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름무와 같은 배추과 녹비작물은 글루코시노레이트라는 물질을 함유하고 있으며 이 물질이 물과 만나면 가수분해되어 isothiocyanate라는 물질로 변해 살선충 활성을 나타낸다(Curto, 2008).
본 연구에서 배추과 녹비작물인 기름무와 백겨자를 재배하면 토양 내 클로버씨스트선충 알의 밀도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녹비작물 재배 시 선충 알 증식률, 암컷의 증식수, 배추 생체중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였을 때, 기름무 Adios와 Anaconda 품종이 모두 클로버씨스트선충에 대한 방제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클로버씨스트선충이 감염된 고랭지배추 재배지에서는 기름무 Adios와 Anaconda 품종을 2개월 이상 재배하고 1개월간 부숙시키면 선충 밀도 감소 및 배추 생육 증진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포장 내 감염된 선충 밀도에 따라 녹비작물의 방제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Kim 등, 2014). 향후에는 클로버씨스트선충 초기 알 밀도에 따른 선발 녹비작물의 방제 효과 비교 등의 추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요 약
녹비작물을 이용한 선충 방제 기술 개발을 위해 클로버씨스트선충이 감염된 정선군 배추 포장에서 기름무 6품종과 백겨자 4품종의 녹비작물을 재배하였다. 2개월 후 트랙터 로터리를 이용하여 녹비작물을 토양에 환원시키고 1개월 동안 부숙시켰다. 이후 배추를 정식하고 70일이 경과한 다음 씨스트선충에 대한 알 증식률과 배추의 생체중을 조사하였다. 그 결과, 기름무 Adios와 Anaconda 품종을 재배한 처리구의 토양에 존재하는 씨스트 내부의 알 밀도 감소율(Pf/Pi)은 각각 0.04, 0.02로 가장 낮았다. Adios와 Anaconda 처리구의 암컷의 증식수는 토양 300 cm3당 각각 2.5마리, 3.5마리로 무처리를 비롯한 다른 처리구들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배추 3포기 생체중은 Adios와 Anaconda 처리구에서 각각 7.67 kg, 7.35 kg으로 나타나 무처리 5.64 kg보다 높았다. 본 연구 결과에 따라 배추과 녹비작물인 기름무 Adios와 Anaconda 품종은 클로버씨스트선충의 친환경적인 방제 소재로 활용 가능하다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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